느리게 걷기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시간..

SereiN 2022. 8. 18. 18:26

나는 이력서나 프로필을 쓸 때마다

내 안의 일부가 조금씩 무너지고

부서지는 것을 느낀다.

 

무너지는 것은 자존감이고,

부서지는 것은 자신감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이

이리도 초라하고 작은가’라는

생각 때문에 괴롭다.

 

그런데 그 자괴감 속에는

뜻밖의 자존감도 깃들어 있다.

 

바로 ‘나’라는 존재는

결코 이력서나 프로필로는

요약될 수 없다는 내 안의 외침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결코 몇 줄의 이력서에

나를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믿음이야말로 내가 이력서를

쉽게 쓰지 못하는 진짜 이유다.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정여울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