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기

괜찮거나 괜찮지 않거나..

SereiN 2023. 9. 17. 19:34

 

그간 괜찮았던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끔찍한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참 간사하게도,

나 자신에게 가장 친절하고

괜찮은 사람이 돼줘야 한다는 것을

아주 쉽게 잊곤 한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괜찮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에 또 시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면,

 

나를 불러 세워

뒤에서 꼭 안아주고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다시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는

갑옷으로 무장하지

못하게 말이다.

 

엉엉 우는 법을 잊은 나에게/김지양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