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나여야만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사랑이라는 말을 끓여 영원이라는 집착을 휘발시켜내는 동안, 그 곁에서 끊임없이 장작불을 지펴 올려 타오름을 지켜내는 동안, 나는 내내 슬프고 참 많이 슬플 겁니다. 그러다보면 그 슬픔이 고갈되어 나는 종내 밝은 빛을 내게 되거나, 혹은 그 슬픔이 눈물에 희석되고 희석되어 언젠가 투명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이루기라도 할 모양일까요. 당신을 사랑하는 일로, 나는 그만큼씩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어갑니다. 당신이라서 가능한 날들이었다/정기린 작가님 2024. 6.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