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을 부풀리던
산 그림자 보이질 않는다.
노을에 베인 어둠은
몰아쉬는 마지막 숨결이 가쁘다
그대 있는 곳으로 기울던 사랑은
그리움의 집 한 채를 짓는다
그대의 이름 석자가 담긴 문패를
대문 앞에 내단다.
늦은 밤 온몸을 휘감는 붉은 선율
모차르트 교향곡이
내 몸을 아름답게 매질한다.
얼핏 보이는
당신이 남긴 사랑의 흔적이 날 울린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사랑의 체온에도
500밀리가 넘는 슬픔의 폭우에도
그대와 난 길들여져 있다.
평화로운 그대라는 섬에 갈 수만 있다면
한줌 어슴프레 남은
보일 듯 말 듯한 그리움을 안고
무서운 해일이라도 헤쳐나가야 한다.
중심 잡지못한 곡예사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쓰러질 듯한 아찔한 삶의 몸부림
그대 있는 섬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 그대를 만난다.
그대의 핏기 없는 웃음이 날 위로한다.
난 늘 아프다
그대를 만나서 아프고
그대를 못 만나서 아프다.
그대도 나처럼 아픈지..
김정한 시집-'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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