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생각의 총합.. 돌아보면 난 누군가에게 한눈에 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가 겪은 사랑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분출(噴出)이 아니라, 안에서 비축된 것이 밖으로 새어나오는 방출(放出)의 과정을 거치곤 했다. 시간이 걸렸고 나름의 고민이 필요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감정 안에 내재된 ‘확신’과 ‘의심’ 사이에서 열렬히 투쟁했다. 둘 중 어느 쪽으로 걸음을 옮겨야 할지 몰라 방황도 했다. 한때 소중했던 것들...103p/ 이기주 산문집 2025. 4. 1. 그저 그렇게 살아.. 나의 머리는 저장 공간이 한정된 하드디스크와 같다. 수명이 다해갈수록 용량은 줄고, 도는 느려져만 간다. 이제는 꽉 찼는지, 새로운 파일이 생성되는 순간 지난 기억들도 같이 삭제되는 기분이다. 어떤 때에는 일주일 전에 먹었던 저녁 메뉴가 생각나지 않아한참 동안 머리를 싸맨다. 기억이 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일상은 그저 그런 날들이 대부분이다. 삶에 사람에 무뎌진다는 것 /투에고 2025. 3. 25. 가끔은 말 없는 위로가 나를 더 위로한다.. 사람에겐 때때로 말 없는 위로가 필요하다. 몇 마디 따끔한 말로 구성된 무정한 위로보다 너의 상처를 이해하고 있다는 깊은 끄덕임과, 진심으로 네 말에 공감하고 있다는 눈 마주침이 우리에겐 훨씬 더 절실할 때가 있다. 아니, 많다. 나는 이제 내 사람들을 그렇게 위로해주고 싶다. “살아”라는 무책임한 한마디가 아니라, 살아볼 만한 하루를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태수 작가님 2025. 2. 23.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 힘든 시간이 영원할 것만 같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건 사실이 아니라 단지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뿐이라는 걸. 비록 저지른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실패나 상처처럼 느껴지고, 다시는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도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결코 한 사건이 나의 인생 전체를 정의할 수 없다. 때로는 간절함조차 아플 때가 있었다/강지영 작가님 2025. 1. 27.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일..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라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은 늘 혼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말의 의미를 알 것만 같다. 내 안에서 수시로 피어오르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우울감까지도 결국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며, 제아무리 고독을 피하려 타인과 맞붙어 보아도 결국 잠이 드는 순간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혼자가 된다. 삶이란 메울 수 없는 공허함을 각자의 방식대로 채우는 여정이라던가? 그러니 외로움과 친해진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일이다. 내 인생에 묻습니다(인생 리셋을 위한 셀프 퀘스천)/투에고 작가님 2025. 1. 21. 섬세한 사람일수록 번아웃이 자주 온다.. 그냥 지금처럼 살아라. 그렇게 살되 어떤 감정조차 책임질 수 없을 만큼 힘든 날, 마음속이 온통 타인의 감정으로 가득해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그런 날. 일부러 나밖에 없는 공간으로 도망가자. 그 조용한 공간에서 자신에게도 이렇게 말할 기회를 주자.“나 안 괜찮아.” 가끔은 남에게 줬던 섬세함을 나에게도 허락하자.포기가 습관이 되면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포기하게 된다. 자신이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태수 작가님 2024. 11. 27.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거야.. 세상에는 오답을 너무 잘 알기에 정답에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매일같이 불행하고 실패하고 슬프고 우울하기에 반대로 어떻게 살아야 그러지 않을 수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 말이다. 나는 그게 부정이 가진 힘이라고 믿는다. 부정으로도 긍정을 쌓을 수 있다. 오답을 너무 잘 알면 오히려 정답을 잘 찾아낼 수 있듯.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나는 죽고 싶다 말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그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 뿐. 부정으로 똘똘 뭉친 내 마음을 부술 긍정을 찾아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을 뿐이다. 이른바 합리적 긍정을 말이다.부정으로도 긍정을 만들 수 있다. 불행하기에 행복이 무엇인지 더 잘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니 나는 이제 스스로를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나는 부정적인 게 아니야. 합리적으.. 2024. 11. 11. 소풍.. 소풍은 여행보다 가볍고, 마실보다 무겁습니다. 외출은 외출이지만 목적이 있는 외출은 아니지요. 여행이 휴가를 얻어 일정을 짜고 먼 곳으로 다녀오는 ‘사건’이라면, 소풍은 ‘느슨한 일상’입니다. 풍선 같은 걸음으로 나가서 휘파람을 불며 돌아오는 게 소풍입니다. 여행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면 소풍은 한자리에 머무는 일입니다. 여행이 후유증과 추억, 피로나 여흥을 남긴다면 소풍은 별다른 것을 남기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바람 냄새 정도를 머리카락에 묻혀올까요? 소풍은 쉬었다는 기억을 남깁니다.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박연준 작가님 2024. 10. 22. 억울하면 지는 거다.. 빈번히 일어나는 인간관계 문제에 “나 진짜 억울해”라고 습관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늘 자신만 손해를 보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이것저것을 자기 방식대로 연결시켜서 억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억울한 감정에 빠지는 것이 타인과의 갈등을 손쉽고 간편하게 처리하는 방식이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김유진 작가님 2024. 8. 28. 이전 1 2 3 4 ··· 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