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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소확행..hygge.. lagom..au calme..Lethe..TNX 경준..成毅 ChengYi
느리게 걷기

그대로 나처럼 아픈지..

by SereiN 2006. 10. 9.

 

 

제 몸을 부풀리던

산 그림자 보이질 않는다.

노을에 베인 어둠은

몰아쉬는 마지막 숨결이 가쁘다

그대 있는 곳으로 기울던 사랑은

그리움의 집 한 채를 짓는다

그대의 이름 석자가 담긴 문패를

대문 앞에 내단다.

 

늦은 밤 온몸을 휘감는 붉은 선율

모차르트 교향곡이

내 몸을 아름답게 매질한다.

얼핏 보이는

당신이 남긴 사랑의 흔적이 날 울린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사랑의 체온에도

500밀리가 넘는 슬픔의 폭우에도

그대와 난 길들여져 있다.

 

평화로운 그대라는 섬에 갈 수만 있다면

한줌 어슴프레 남은

보일 듯 말 듯한 그리움을 안고

무서운 해일이라도 헤쳐나가야 한다.

 

중심 잡지못한 곡예사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쓰러질 듯한 아찔한 삶의 몸부림

그대 있는 섬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 그대를 만난다.

그대의 핏기 없는 웃음이 날 위로한다.

 

난 늘 아프다

그대를 만나서 아프고

그대를 못 만나서 아프다.

그대도 나처럼 아픈지..

 

김정한 시집-'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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