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우울의 공감보다 사람을 더 빨리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다.
(그 가까움이 거짓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도..)
말없이 고요하게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이런 분위기는
그 어떤 두려움이나 방어도 잠들게 하며,
섬세한 영혼도 속된 자도 모두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서,
사람을 가까워지게 만드는 방식 중 가장 쉬은 것이면서
반면에 가장 드문 것이기도 하다.
그러자면 자신속에 형성되어 있는 정신적 태도라든가
꾸며낸 행동과 몸짓들을 버리고
아주 단순하게 행동해야 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가 (단번에, 준비도 없이) 그렇게 될 수 있었는지,
수많은 가짜 얼굴들 뒤에서 눈먼 사람처럼
늘 길을 더듬던 내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것은, 기대하지 못했던 선물,
기적 같은 해방으로 느껴졌다.
농담/Milan Kund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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