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건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일어나는 일..
존재할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그 가운데 후자를 선택하도록 강요당했을 뿐.
단지 우리 스스로 받아들이기를 힘들어할 뿐이다.
그것이 진부하기 짝이 없는 현실이라는 걸,
과정의 일부이고,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는 걸.
조만간 누구에게나 닥치게 될 낮이나 저녁,
밤 또는 새벽의 일과라는 걸.
색인의 명부와도 같이,
경전의 조항과도 같이,
달력에서 닥치는 대로 아무렇게나 고른
수많은 날짜 중 하나와도 같이,
하지만 그것이 바로 자연의 음양
되는 대로 움직이는 자연의 불길함과 신성함.
자연의 살아있는 증거이자 전능함.
그러나 아주 이따금
자연이 작은 호의를 베풀 때도 있으니
세상을 떠난 가까운 이들이
우리의 꿈속에 찾아오는 것..
(시집)충분하다/(저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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