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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나는 사실 꽤 괜찮은 사람..

by SereiN 2021. 12. 7.

세상 모든 일에 자신이 없고,

도대체 뭘 해야만 할지 모를 때가 있었다.

 

굳이 헤아리고 싶지도 않을 만큼의

많은 실패와 좌절 앞에 놓이고 보니,

점점 나조차도 자신을 믿지 못하고

업신여기는 지경까지 가닿더라는 것이다.

 

나는 못났고, 바보 같고, 우둔하고,

어쩌면 이제 완전히 끝났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잔뜩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절대로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이 세상이 멍청한 거라고 욕해대는

그런 모순적인 마음을 가지기도 했다.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음에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아쉬워하는 모습과

완전히 새로운 길에 처음부터 발을 디딜

멋진 용기 따위 품고 있지 않은 못난 마음이

나를 아주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다.

 

지금도 살아간다는 일이 두렵고

무엇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건 여전하지만,

그때만큼 아무 의미 없는 자책을 일삼느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무얼 하든 완전한 성공도 실패도 없으며,

해 질 녘의 사탕처럼 달큼한 석양을

멍하니 올려다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는 아니까.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하태완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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