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의 탈.. 서른에 가까워져서야 비로소 카멜레온의 탈을 벗고 ‘나’로서 존재한다. 잔잔하지만 확고하게. 옛말에는 서른을 이립(而立)이라 했다. 뜻을 세워 흔들림 없는 나이. 그 말이 조금은 맞는 것 같아 엷은 미소를 짓는다. 더 이상은 남을 흉내 내지 말고 나로서 흔들림 없이 존재하고 싶다. 상처 주는 이와 마주 앉아 가면 쓴 대화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은 그만두고, 아끼는 이와 말간 맨얼굴 같은 대화를 소복소복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건드리면서. 서로의 시간에 맺힌 결정을 경이롭게 발견하면서.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말이야...22~25쪽/유지수 작가님 2022. 3.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