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여전히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세상이다. 당장 망해버려도 딱히 절망적일 것 같지는 않았고, 지금보다 더 윤택해질 거라 하여도 딱히 커다란 기대는 갖지 않는다. 무엇보다 거대한 세상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고작 찰나의 삶에서 우린, 그저 세상의 도구로서 온전히 행복하다면 그걸로 그만이니까. 그러니 이젠 힘내라는 말을 억지로 이해시키기도 하였던 자신을 안아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그래 우리는 어떻게든 걸어 나가겠지. 어떻게든 살겠지. 그러니까, 가끔은 열자마자 쏟아질 슬픔을 그만 감추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있는 척하느라 수고했다.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신대훈 작가님 2023. 10. 3. 막연한 사랑보다 이해로.. 사실 우리는 ‘사랑’이란 단어에 일정 부분 매료되어 있다. 정확히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애당초 사랑이란 것 자체가 소유할 수도 없고 확신할 수도 없으니까. 덕분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터득한 가지각색의 사랑을 품에 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토록 우리는 사랑을 알 듯 모른다.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신대훈 작가님 2023. 9. 25. 괜찮습니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찮은 밤은 잘도 찾아왔다. 하늘은 곧잘 창백해졌고 이내 밝아졌다. 하늘의 섭리보다 못한 내 마음이 푸석했을까. 그날따라 뒤축에 따라붙는 거뭇한 것이 유난히 짙었다. 삭막한 거리를 걷다 보면 금세 손이 말랐다. 다들 웃고 있는데 나만 볼품없이 울고만 있는 하루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도 갈라지는 피부 같은 것은 누구에게나 오는 듯했다. 하지만 눈물은 사치스럽다. 슬픔이 취미가 되어선 곤란하다. 애잔한 사람들아, 우리는 슬플 자격조차 없구나. 가엾고 가엾은 예민함.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신대훈 작가님 2023. 9.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