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적요로운 풍경들이 좋았다.
손으로 만질 수는 없지만 날이 저물도록 바라볼 수 있는 세상.
세상은 한 번도 정지된 상태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나는 그것이 태양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던 그 오묘한 빛의 색깔들.
사각의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세상은
내게 나무랄 데 없이 구도가 좋은 한 점 살아 있는 정물화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유리창 밖에 있는 그 세상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그때, 아주 어렸을 적에도 말이다.
허나 나는 가끔 팔을 뻗어 세상을 덮고 있는 그 빛깔들을 만져보고 싶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창문에 이마를 꼬옥 갖다대곤 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누구에게나 저마다 그런 것은 하나씩 있기 마련일 것이다.
자기만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독특한 방식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내가 터득한 그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식빵 굽는 시간/조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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