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제게도 사랑이 그렇게 내렸던 날들이 있었을까요?
백합처럼 은은하게
말씀드렸었잖아요.
그땐 거절하시더니..
그렇게 두려우셨던가요?
이젠 그 당당하고 넓은 세계로 돌아가세요.
그 때처럼 당신의 세계에 제왕으로 돌아가세요.
사랑은 초라한 모습으로 젖게하는 것이잖아요.
그 말씀이 맞았어요.
너무 사랑하면
가까이하기 두렵다고
그래서 한 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써 외면했잖아요.
그러시더니 멀리 갔다고
화내시면 안되잖아요.
촉촉이 비가 내리면
그 엉터리 같던 사랑고백이 생각나 웃고마는데
눈에는 눈물이 맺히네요
정말 사랑했나봐
그 말씀은
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버리게 했지만,
저에겐 그냥
촉촉히 젖어드는 여름비 같은 거였습니다.
날이 저무니 점점 차가워집니다.
귀거래사를 쓴 두보보단 행복하시죠?
그러면 됐어요.
저도 행복합니다.
사랑이 보이지 않아서
빼앗기지 않고 영원히 간직할 수 있어
정
찬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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