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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소확행..hygge.. lagom..au calme..Lethe..成毅..ChengYi
느리게 걷기

아직도 기다리십니까..

by SereiN 2008. 12. 19.

 

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제게도 사랑이 그렇게 내렸던 날들이 있었을까요?

 

백합처럼 은은하게

말씀드렸었잖아요.

그땐 거절하시더니..

 

그렇게 두려우셨던가요?

 

이젠 그 당당하고 넓은 세계로 돌아가세요.

그 때처럼 당신의 세계에 제왕으로 돌아가세요.

사랑은 초라한 모습으로 젖게하는 것이잖아요.

 

그 말씀이 맞았어요.

너무 사랑하면

가까이하기 두렵다고

그래서 한 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써 외면했잖아요.

 

그러시더니 멀리 갔다고

화내시면 안되잖아요.

 

촉촉이 비가 내리면

그 엉터리 같던 사랑고백이 생각나 웃고마는데

눈에는 눈물이 맺히네요

정말 사랑했나봐

그 말씀은

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버리게 했지만,

저에겐 그냥

촉촉히 젖어드는 여름비 같은 거였습니다.

 

날이 저무니 점점 차가워집니다.

귀거래사를 쓴 두보보단 행복하시죠?

그러면 됐어요.

 

저도 행복합니다.

 

사랑이 보이지 않아서

빼앗기지 않고 영원히 간직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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