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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내 자신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by SereiN 2010. 5. 27.

 

 내 자신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늘 하던 실수를 늘 하는 내 자신을 바라볼 때.

그리고 심지어 그것에 뻔뻔해지지도 못할 때,

하지만 다음번에 그 순간이 온대도 내가 결국은

그 실수를 또 하고야 말 거라는걸 알 때

머리에 끈을 동여매고 결심을 하거나

구호를 한 달쯤 외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거나

다시 태어나기 전에는 늘 데리고 살아야 하는

나의 결점들을 그렇게 보게 될 때,

그리고 내가 고작 거기까지의 인간이라는 걸

그래서 깨닫게 될 때..

 

사랑후에 오는 것들/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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