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나만의 소확행..hygge.. lagom..au calme..Lethe..成毅..ChengYi
느리게 걷기

삶은 홀수다

by SereiN 2013. 8. 15.

 

외로워서 그리운 게 아니라 그리워서 가만히 외로워져야 사랑이다.

마음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허겁지겁 사랑하기보다는

지나친 포만감을 경계하며 그리움의 공복을 즐기는 편이 낫다.

무릇 성숙한 인간관계란 서로에게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삶은 어차피 홀수이다.

혼자 왔다 혼자 간다.

그 사실에 새살 놀라거나 쓸쓸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가장 좋은 벗이 되어 충만한 자유로움을 흠뻑 즐길 수 있다면,

홀로 있을지언정 더 이상 외톨이는 아닐 테니까.

 

방대한 정보 속에 성찰이 없고, 무수히 오가는 채팅 속에 대화가 없다.

끊임없는 일상 업데이트로 적나라하게 스스로를 노출하지만 정작 누구와도 눈 맞춤 하지 않는다.

그토록 얽히고 설킨 소셜네트워크 어디쯤에 진짜 나를 아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게까지 똑똑해질 생각이 없는 내가 똑똑한 폰을 마련해 소셜네트워크 머시기에 몰두하는 날이 온다면,

그건 아마도 너무나 외롭다는 증거에 다름 아닐 테다.

아서라! 이 모두가 에피메테우스의 씁쓸한 변명이다.

 

  생존’을 목표로 하는 삶은 우그러지고 졸아든다.

“쫄지 마!” 라는 단순하고 거친 목소리에 열광할 만큼.

그리하여 ‘생존’을 목표로 하는 삶은 어수룩하고 거세진다.

아무것도 믿지 못하고 아무것이라고 믿고플 만큼. 지난 시간, 참 고단했다.

이제는 ‘휴식’이 목표가 될 만큼.

 

김 별 아.

'느리게 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사람이 있었다  (0) 2013.10.24
존재의 고유함  (0) 2013.09.13
침묵하는 연습..  (0) 2013.05.10
자신만의 폐허의 공감을 위하여  (0) 2013.04.25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인연)  (0) 2013.03.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