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픔의 무게만큼이나
처연하게 아름다웠던
그날을 닮은 익숙한 햇살이
가끔,
내 감정선을 툭 건드리며
한껏 기분을 끌어 내릴때
들려왔던 신지훈님의 노래에
제어되지 않은 눈물이
마음까지 먹먹히 적시며
전율처럼 온몸을 휘감았다.
차리리 후련했다.
가끔씩 무심하게 발현되는
이 온전한 슬픔을
이렇게라도 조금씩 조금씩
비워낼 수 있으니...
*
*
*
스물하나 열다섯
시간을 되올 수 있다면
스물하나, 초봄에 갈 거야
피어나던 꽃나무의 수줍음 같던
맑은 웃음 띤 옛사랑에게
시간을 되올 수 있다면
애달프던 열다섯에 갈 거야
서로의 마음 돌보지 못해 헤매이다
빛을 잃은 가족들에게
시간을 되올 수 있다면
1992년, 엄마에게 말할래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오직 당신을 위해서만
삶을 택하시라고
시간을 되올 수 있다면
모두를 슬프게 할 아빠에게
정말 소중한 건 그 무엇도 아닌 당신 곁에
이미 있다고 말해줄 거야
그러나 시간은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나
그러나 시간이 전부 잊혀가게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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