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이라는 필터를 끼고
사랑이라는 뷰파인더로 세상을 본다.
그리고 사랑 안에서만 존재하려 한다.
하지만, 사랑이 인간을 슬픔의 구렁텅이에서
근본적으로 회복시켜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슬픔은 인간 이전부터 이미 존재해 온 것 같은,
사랑보다 훨씬 오래되고 끈질긴
어떤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슬픔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진통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슬픔을 직접 대면할 수는 없을까..
슬픔은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사랑이 될 수도 있고
분노나 좌절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언제나 다른 것으로
모습을 바꾸면서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리고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카락처럼 조금씩 자라난다.
잘라내도 또 자라난다..
이주은/그림에 마음을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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