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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헤어짐이 낯선 우리..

by SereiN 2021. 6. 21.

지웠다고 지운 사진첩에

당신이 있을 때마다,

버린다고 버린

당신의 흔적 중 하나를

마주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당신의 모습보다,

당신의 옆에서 행복해했던

내 모습에 마음이 더 아렸다.

 

당신과 함께하는

일상이 행복했던 내게

당신의 부재는

‘보통의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당신이 내 곁에

없음이 내 일상이다.

나머지는 각자의 몫일 뿐이다.

 

그저 어느 날,

그 어느 날엔가

당신의 안부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을 때가 온다면

그때에도 당신의 이름 끝에

행복했던 내 자신이 좋았노라고

회상하길 바랄 뿐이다.

 

헤어짐이 낯설 수밖에 없는

우리는 아마도 각자

행복하기 위해

헤어졌을 것이다.

 

나는 대충 살기 위해 열심히 산다/최이슬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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