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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그 거짓말, 정말인가요..

by SereiN 2021. 10. 10.

“사랑해.”

사랑의 관성을 알아채는 때가 있다.

설렘도 없고 눈빛도 흔들리는데

입에서는 사랑한다고 나간다.

 

사랑에 대한 모독이 분명한데

무슨 사정인지 사랑의 실낱을 붙들고 있다.

 

이 말이 사랑의 현재가 아니라

사랑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잡는 말일 때,

아플까 봐 이별을 늦추고 있는 말일 때,

우리는 너무 멀리 와버린 사랑의 그림자를 본다.

 

아득하고 공허한 사랑의 발설,

아직은 사랑이라고 믿고 싶은 미련의 잔량.

그 사랑은 거짓말이면서 지독한 연민이다.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103p /림태주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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