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사랑의 관성을 알아채는 때가 있다.
설렘도 없고 눈빛도 흔들리는데
입에서는 사랑한다고 나간다.
사랑에 대한 모독이 분명한데
무슨 사정인지 사랑의 실낱을 붙들고 있다.
이 말이 사랑의 현재가 아니라
사랑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잡는 말일 때,
아플까 봐 이별을 늦추고 있는 말일 때,
우리는 너무 멀리 와버린 사랑의 그림자를 본다.
아득하고 공허한 사랑의 발설,
아직은 사랑이라고 믿고 싶은 미련의 잔량.
그 사랑은 거짓말이면서 지독한 연민이다.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103p /림태주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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