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옷장을 활짝 열어봤어.
입지 않아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거나,
요즘도 자주 입는 말끔한 토끼옷들이 걸려 있었지.
문득 옷이 저렇게 많았나 싶더라.
나는 걸려 있는 옷의 개수만큼이나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 거야.
누군가에는 제법 괜찮은 사람,
누군가에는 고민이 많은 진지한 사람,
누군가에는 슬픔에 젖어 우울한 사람,
누군가에는 상처를 줬던 매정한 사람,
누군가에는 실없이 웃기만 하는 사람,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책 속의 문장 한 줄로 떠올리겠지.
이제는 알아.
모두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은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것을.
그 어떤 모습이든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을.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p.60~61/투에고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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