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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소확행..hygge.. lagom..au calme..Lethe..TNX 경준..成毅 ChengYi
느리게 걷기

무참하다: 당신은 모르는 슬픔 앞에서...

by SereiN 2024. 2. 15.

 

당신의 슬픔은

내게 건너오지 않는다.

함께 웃어줄 수는 있어도

함께 울어주기는 쉽지 않다.

 

당신이 지닌

슬픔의 매장량을,

나는 모른다.

 

그러므로

‘타인의 슬픔’이란

난제 앞에서

나는 속수무책이다.

 

슬픔이란 층위에서

당신과 나는 타자다.

나는 끝내 네가 될 순 없지만,

 

내가 지금 살아서

네 곁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심장의 박동 소리.

서로의 왼쪽과 오른쪽이

포개져 함께 뛰는 심장.

쩌면 이것이 너의 슬픔에 대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끝끝내 당신의 슬픔은

내게로 건너오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나는 자주 무참할 테지만,

당신의 슬픔 곁으로

최선을 다해 가까이 가보는 것이다.

 

마치 울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울어야 할 일도 참 많은 세상.

 

너의 슬픔과 나의 슬픔은

그렇게 서로 포개지며

겨우 견뎌지는 것이다.

 

 

감정도서관/정강현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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