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은 바람을 메고
등 벗겨 아린 술잔을 들었습니다.
목젓을 타고 흘러든 것은
타는 몸부림에 부은 술이 아니라
머무를 곳 몰라 헤매다 물집 잡힌 바람이었습니다.
조각조각 찢겨진 바람을 안고
가슴 시린 잔을 채웠습니다.
충혈의 눈으로 채워진 것은
보고픔에 허기져 가는 푸석푸석한 바람이었습니다.
비우지 못해 채운 술이 아니라
안주할 곳 없는 떠돌다 옹이 박힌 바람이었습니다.
무겁게 가라앉는 바람에 눌려
별빛 내리는 술잔을 비웠습니다.
가슴에 휑한 구멍을 내고 비워진 것은
사랑에 아파 갈 곳 없는 바라이었습니다.
보고픔에
그리움에
목메인 바람이었습니다...
詩 / 최 규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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