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만나 여기까지 왔을까요.
당신의 사랑과 나의 사랑이 겹쳤던 봄날의 모퉁이,
돌연한 기적,
거리를 거다 슬그머니 잡았던 손,
전봇대 아래 민들레가 환하게 흔들리던 시간,
파도가 무너뜨렸던 협재 해변의 모래성,
우리가 나눴던 이어폰,
거기에서 흘러나오던 누자베스의 음악들,
남반구의 어느 나라에서 어깨를 기대어 바라보았던 남십자성..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먼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을까요.
사랑을 지나와 사랑에 당도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사랑 앞에서 우연이라는 건 없다고 믿게 됐어요.
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우주는 나비 한마리의
날갯짓까지 계산한다고 믿게 됐어요
기적 같은 필연.
내가 당신 앞에 설 수 있었던 걸 한낱
우연으로 돌리긴 싫었던 거죠.
그러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는 거죠.
나는 지금 당신의 사랑을 지나가는 중입니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최갑수
'우리는 어떻게 만나 여기까지 왔을까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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