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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

어쩌면 그게 사랑이었던 것일까요..

by SereiN 2017. 8. 17.


우리는 어떻게 만났을까요.

당신과 나 사이의 깊고 조용한 공간,

어느 날 나비 한마리가 꽃잎처럼 날아들어

작은 떨림을 만들었는데..


당신이 읽었던 책의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은 적이 있어요.


당신이 앉았던 의자에 앉아 당신이 기댔던

등의 온도를 느끼려 눈을 감은 적도 있지요.


당신이 마셨던 머그잔의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쓰다듬은 적도 있어요.


동백나무 아래를 걸어가던 당신의 뒷모습,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향을 향해 구부러지던 길,

그 길을 따라 당신 발자국 위에 내 발을 조심스럽게 포갰던 날,

그게 사랑이었던 것일까..


마술처럼 바다를 덮쳐오던 노을,

그 앞에서 세상엔 설명할 수 없는 일,

설명 안 해도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쩌면 그게 사랑이었던 것일까요..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최갑수

'우리는 어떻게 만나 여기까지 왔을까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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