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삶은 나의 것이 되었다 살아지지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캄캄한 내부로부터 삶불능이라는 붉은 경고서를 받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울고 싶지도 않고 웃고 싶지도 않은 시기가 지나자, 뭔가를 한다해도 느낄 수 없는 시기가 왔다. 무엇을 하더라도,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음이 병든 곰처럼 잠들어 있었던 것.. 2006. 9. 20. 도둑고양이 인간끼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기적이거나 기분 나쁘거나 둘 중 하나야 인간의 몸 중에 투명한 곳은 어디에도 없어. 마음이 있는 위치도, 무게도, 사실은 아무도 모르는 거야 자기조차 모르는 걸 타인이 알 리가 있겠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쿠노 치아키/도둑고양이'중에.. 2006. 9. 19. 사랑의 무게 너의 그리움은 현재진행형이랬지?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봐도, 저이도 숨이 막히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초첨이 거기에 맞춰져 있지 제 그리움이 넘치니까 남들도 그럴거라는 착각에 빠지게 돼. 하지만 이미 사랑을 잃었거나 보내 버린 과거형의 사람들은 안그래 초첨이 달라 다른 사람을 보.. 2006. 9. 18. 열정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듯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길을 떠난 자와 .. 2006. 9. 17. 우츄프라카치아 우츄프라카치아 라는 꽃을 아시나요? 결벽증이 강한 식물이랍니다. 누군가 혹은 지나가는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몸체를 건드리면 그날로부터 시름시름 앓아 결국 죽고 만다는 식물.. 결벽증이 강해 누구도 접근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던 식물.. 이 식물을 연구한 박사가 있었는데, 이 식물에 .. 2006. 9. 17. 사랑은.. 온 생애를 바쳐서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은 부지기수지만, 온 생애를 바쳐서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랑은 소유할 수는 없지만 간직할 수는 있습니다. 언제나 진실로 아름다운 사랑은 고통을 경험한 뒤에야 우리에게로 오는 법이지요 이외수 사색상자 '내.. 2006. 9. 15. 사랑의 허구성 내가 그때 그토록 마음 아팠던 까닭은 진눈깨비가 내려서도 아니고 당신이 너무 멀리 있어서도 아니며 당신의 편지가 슬펐던 것만도 아니었습니다. 먼훗날 당신과 내가 어느 길 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냥 스쳐 지나갈지도 모른다는 그 사랑의 허.구.성 때문이었습니다. 무라카미 류/한없이 .. 2006. 9. 15. 밝힐 수 없는 사랑 비록 그 사랑이 아픈 사랑일지라도 남에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말도 할 수 없는 사랑,그래서 혼자의 가슴속에만 묻어 두어야하는 사랑을 가진 사람에 비해서 밝힐 수 없는 사랑, 결코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사랑, 그러나 그 사람에겐 오래 간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때.. 2006. 9. 13. 그대에게 드릴 말 있네 그대 찾아가는 길 날카로운 수초에 살 베이고 풍랑 치는 험난한 바닷길이네 어쩌다 만나는 부유하는 낱말 부스러기 이내 파도에 잠식되어 묻혀 버리고 중독된 사랑 그대에게 몰입한 까닭에 나는 두 눈이 먼 것 같네 그대여 만약 사랑하므로 두렵거나 아픔뿐이라면 나를 사랑하지 마요... 이.상.희 2006. 9. 11.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9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