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아무 일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슬픈 나머지, 전에는 보이지 않던 다른 슬픈 일까지 보이게 된다. 도무지 끝이 없다. 아라시가 있어도 쓸쓸하고, 없으면 더 쓸쓸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언젠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지도 모른.. 2010. 7. 21.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노.. 2010. 7. 10. 종이인형 나는 나를 과대평가했다. 사랑을 과소평가했다. 어쩌자고 이토록 순진하게, 이것이 사랑일 수도 있다고 믿었을까.. 어쩌다가 이토록 순식간에, 식어버린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까. 사랑이 나의 마음을 찢어놓는일은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사랑.. 2010. 7. 1.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 그러니 당장 사람을 붙드는 것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고 보전하는 것이 더 낫다. 그것은 내가 끊임없이 사랑을 원하게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사람은 떠나보내더라도 사랑은 간직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사랑을 할 수가 있다. 사람에 환멸을 느껴버린다면 큰.. 2010. 6. 22. 기억과 추억의 차이점 기억과 추억의 차이점이 뭔지 알아요? 기억은 언제든 그 순간이 다시 올 거라는 가능성을 믿는 거고, 추억은 가능성을 믿지 않는 거죠. 추억이라는 말에는 단 한번뿐이라는 의미와 마지막이라는 뜻이 들어있는 겁니다. 조진국 / 키스키스 뱅뱅 2010. 6. 16. 사람은 두 번 산다 내가 원하는 건 평온한 삶. 조용한 고립. 그리고 고독. 나에게는 고독의 의무가 있다. 내 고독은 글렌 굴드의 고독처럼 찢김이 아니라, 스스로 아무는 상처 같은 것. 그것이 내 고독에 바라는 바다. 그리고 내가 진정 원하는 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이 아니라 지금의 내 삶에서 나쁜 일을 덜어내는 .. 2010. 6. 11. 나는 유배되어 있다 나는 유배되어 있다. 기억으로부터 혹은 먼 미래로부터... 그러나 사람에게 유배되면 쉽게 병든다. 그리고 참 아프게 죽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여기서 참으로 아프게 죽을 것이다. 흉노나 스키타인이거나 마자르이거나 돌궐이거나 위구르거나 몽골이거나 투르크족처럼 그들은 모두 유목의 가문이었.. 2010. 6. 5. 내 자신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내 자신이 싫어지는 때가 있다. 늘 하던 실수를 늘 하는 내 자신을 바라볼 때. 그리고 심지어 그것에 뻔뻔해지지도 못할 때, 하지만 다음번에 그 순간이 온대도 내가 결국은 그 실수를 또 하고야 말 거라는걸 알 때 머리에 끈을 동여매고 결심을 하거나 구호를 한 달쯤 외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거나 .. 2010. 5. 27. 존재한다는 것은..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뜻에서는 견딤이다. 의지할것도, 전폭적인 신뢰도, 완벽한 상호도 이해도 상실되었다고 느끼면서 존재하기를.. 지속하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인이야 무엇이든 우리가슴 한구석에는 메워지지 않는 빈터가 있고 삶의 공허함에 대한 예감과 두려움이 있다. ‘모든것이 사.. 2010. 5. 17.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93 다음